"오죽하면 저러겠습니까" "얼마나 한이 되면 저러겠어요" <br />세월호 모형 배가 지나가고 이호진씨가 3보 걷고 절을 한다.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.<br /><br />진도 팽목항에서 출발한 3보 1배 행진은 벌써 50일이 넘었다.<br />바람과 맞서야 했던 진도대교,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던 목포를 지나 봄꽃이 만개했던 광주도 통과했다. 하지만 광화문까지 가야 할 길은 멀다.<br /><br />하루에 4km 진행하기도 쉽지 않은 여정이다. 이호진씨는 "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. 그래서 3보 1배를 선택했다"며 "출발 이후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걱정해주고 응원해줘서 계속할 수 있었다"고 회상했다.<br /><br />3보 1배 행진단이 가는 길마다 인근 지역 시민들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. 무안을 지날 때에는 10여 명의 시민이 이씨와 딸 아름씨 뒤에 줄지어 섰다. 그리고 걷고 절하기를 반복했다.<br /><br />직접 3보1배를 한 양현주씨는 "유가족들이 거리에 나와 있는 것을 보면 가슴 아프다"며 "국민의 힘으로 세월호가 인양되고 정부가 진실 규명에 나섰으면 한다"고 말했다.<br /><br />3보 1배를 직접 하지는 않지만 마음으로 이들을 응원한 시민들도 많았다.<br /> <br />진도 구간을 지날 때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가 되면 구수한 커피 향이 행진단의 힘을 돋궜다.<br /><br />하루 두 차례 커피를 갖다 준 김여애씨는 "날마다 땅을 기는데 커피라도 드려야지"하며 한사코 별일 아니라고 쑥스러워한다. 이렇게 모아진 마음에 3보 1배 행진단은 다시 한 번 힘을 낸다.<br /><br />인근 지역 시민들은 끼니때가 되면 직접 마련한 음식을 들고 찾아와 부녀와 3보 1배를 하는 시민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기도 했다.<br /><br />이씨의 손을 붙잡고 "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, 남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"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. <br /><br />2차선 도로 위를 행진할 때 반대편 차선에서 오는 차량은 속도를 줄이고 행진단을 배려해준다. 차창 너머로 전해지는 따뜻한 격려 말의 한마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.<br /><br />아직 서울 광화문까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함께 울어주고 응원해주는 시민들 때문에 3보 1배는 오늘도 진행형이다.